[스포츠한국 2004-12-04 08:06]

이문세. 20년 넘게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자랑하는 가수, ‘별이 빛나는 밤에’ 최장수 DJ, 히말라야를 등정한 산악인…. 수많은 이름표가 있지만, 그는 ‘이문세’ 석자로 불리길 원한다.

그 이름 석자는 이미 브랜드가 됐다.

‘이문세 독창회’라는 제목으로 100여회(누계 관객 18만명)의 공연을 가졌고 26일(월ㆍ화요일 제외)까지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이문세 소창회’를 갖는다.

이문세에겐 또 다른 이름표도 있다.

사회복지법인 한국근육병재단과 서울 영동세브란스 재활의학과와 함께 18년째 근육병환우를 위한 자선의 밤을 개최해온 ‘자원봉사자’다.

지난 11월30일 자선의 밤 행사에서 ‘이문세’를 만났다.

# 행복은 소박한 데서 이문세가 새롭게 시작한 ‘이문세 소창회’는 ‘독창회’와 달리 소극장에서 공연이 이뤄진다. 관객은 적지만 1주일에 닷새를 연이어 공연하는 만큼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이문세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행복을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20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다.

두 달 내내 회의를 거듭하며 준비했다. 이문세는 “소극장에서 노래하는 콘서트인 만큼 다양한 색깔을 담으려 한다”며 “연말이니까 한해를 돌아보고 가족과 친구의 사랑을 챙기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문세의 매력은 이처럼 작은 것을 소중히 할 줄 아는 따스함에 있다.

그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것은 역시 라디오. 지난 10월, MBC FM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로 4년 만에 DJ로 복귀했다. 이문세는 “4년 전만해도 팩스나 엽서로 사연을 보내왔는데 요즘은 인터넷으로 실시간 사연과 신청곡을 접수받는다.

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손으로 직접 엽서를 쓰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 과정은 ‘되찾아야 할 정서’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나는 엽서를 보내는 청취자를 우대한다”며 웃었다. 이문세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기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도전은 계속된다 이문세의 힘은 사실 도전 정신에서 나온다.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도 모범적인 가장으로 살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그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문세는 5년 전 엄홍길 대장을 만난 인연으로 산을 좋아하게 돼 히말라야까지 넘었다. 그는 “최근에는 2주에 한 번씩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도 빠지고 근육도 붙는데다 장기 공연을 진행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한다.

이문세는 내년에 자신의 노래만으로 이뤄진 뮤지컬 ‘붉은 노을’도 준비 중이다.

이문세는 “희곡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하는 일에 모두 관여하고 있다”며 “내 노래들을 편곡해 창작뮤지컬에 삽입한다는 건 정말 가슴 벅찬 일이다”고 뿌듯해했다. ‘붉은 노을’을 준비하며 이문세는 자신의 곡을 다른 사람이 불렀을 때 어떻게 재해석될지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문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문세는 “초등학교 시절 아동연극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며 “DJ나 가수 역할로 연기 섭외가 간혹 들어오기도 한다“며 “‘올드보이’의 최민식 같은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자식사랑법' "아들머리는 제가 잘라줘요" 이문세는 연예계에서 '모범가장'으로 소문나 있다. 이문세가 인터뷰에서 '아들 사랑법'을 깜짝 공개했다. 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의 머리카락을 손수 잘라준다는 것이다.

이문세는 "어려서부터 내가 늘 아들의 헤어스타일을 손봤다"며 "유승준 머리, 베컴 머리 등 유행에 따라 커트해줬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따로 이발 기술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이문세가 이처럼 아들을 위해 '가위질'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서다.

"이제 아들이 커서 여행은 같이 안 가려고 하지만 목욕탕은 꼭 같이 간다"고 말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사진=김지곤기자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